미국 교환학생 후기 - 목표편
나는 왜 2학년 2학기에 미국 교환학생을 가기로 선택했는가
들어가기에 앞서 우선 제가 교환학생을 간 이유를 곱씹어보고자 합니다. 국제협력본부에서 주관하는 중앙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미국을 선택할 경우 최소 3학년 1학기부터 다녀올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경영대 교환학생 프로그램의 경우 학기 제한이 아닌 전공 학점 수 제한이라, 전공 과목을 몰아 들으니 조건을 충족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가고 싶었던 미 서부 지역의 학교들은 고학년을 선호한다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또 개인적인 사정으로 교환학생을 미룰 만한 이유가 여럿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어렵게 2학년 2학기에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저는 한국에서는 학점이라든지 인간관계라든지 자꾸만 새로운 우선순위가 생겨 하지 못했던 일들을 비교적 여유로운 교환학생 기간 동안 해결하고자 하였습니다. 즉 늘 머릿속으로만 해야지 생각하고 실천은 못하던 것들을 하나씩 일부분이라도 행동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교환학생 기간이 비교적 여유로워야 한다는 전제 하에 가능한 것이기에, 최대한 일찍 여유가 많은 저학년 때 이와 같은 시기를 가지고 싶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목적 하에 저는 다음 네 가지를 파견 기간 동안의 이정표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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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해온 것과 앞으로 해야할 것을 정리하는 시간 가지기
최인훈의 소설 ‘광장’에는 ‘사람이 이루어 놓은 것에 눈을 돌리지 않고, 이루어야 할 것에만 눈을 돌리면, 그 자리에서 그는 삶의 힘을 잃는다.’ 라는 구절이 등장합니다. 늘 이루어야 할 것에만 정신이 팔려 이루어 놓은 것을 제대로 돌아본 적이 없다는 생각에 교환학생 기간 동안에는 그간 해온 것들을 정리하고 포트폴리오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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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방문 및 선배와의 만남
늘 꿈꿔오던 실리콘밸리를 직접 확인하고, 진로를 구체화시키기 위해 실리콘밸리에 계신 한인 동문들을 만나뵙고자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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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실력 향상
매번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던 여러 개발 공부를 이번 기회에 제대로 하고자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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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향상
사실 이 목표는 중도에 거의 포기하다시피 해서 적을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떨어진 체력을 회복하는 것이 또 하나의 중요한 목표였습니다.
반면 아래 세 가지는 많은 교환학생 친구들이 중요시하는 부분이지만, 저의 경우 후순위로 삼았던 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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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저는 ‘세상 방방곡곡을 누비겠어!’식의 욕심은 별로 없는 사람이라, 주변에서 누군가 제안하지 않는 이상 자발적으로 여행을 간 것은 실리콘밸리가 있는 Bay Area 뿐이었습니다. 물론 낯선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낭만적인 시간을 보내는 것도 참 좋아하지만,비용과 시간을 고려했을 때 다른 일들이 더 우선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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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 문화
미드에 종종 등장하던 Fraternity/Sorority문화나 Party 문화에 대한 궁금증은 있었으나, 초반에 한두 번 체험만 해봤을 뿐, 지속적으로 참여하진 않았습니다. 프랑스에서 온 제 룸메이트는 완전히 party-person 이었는데, 보면서 미국 대학 문화를 온전히 즐기는 데만 해도 굉장한 체력과 시간과 비용이 필요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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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 성적
교환학생 담당자 선생님께는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며 면접을 봤던지라 죄송한 마음이지만, 적어도 파견 기간 동안은 학업 성적에 대한 부담을 버리려 했습니다. 학점관리가 바로 한국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던 ‘우선순위’의 대표적인 녀석이며 내가 원하고 내게 더 필요한 공부를 하는 데 오히려 방해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학기 초에 위에서 언급한 개발 실력 향상 용도의 두 과목만 Letter Grade, 나머지는 모두 Pass/Fail로 신청을 했습니다.
아래는 본격적으로 제가 교환학생 기간 동안 경험했던 것들을 기록한 포스팅들입니다. 전체적으로 앞에서 언급했던 네 가지 이정표가 모든 이야기에 조금씩 다 녹아 있지만, 특별히 관련이 깊은 것을 고르자면, 여행편은 두 번째 목표, 수업편은 세 번째 목표, 요리/운동편은 네 번째 목표, 인턴편은 두세 번째 목표와 특히 연결지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