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전에

이 글은 카이스트 김주호 교수님의 워크숍 영상을 토대로 작성되었다. 보통 레퍼런스는 마지막에 달곤 하지만, 워낙 많이 참고했고 이 포스팅보다 Human-AI collaboration에 대해 훨씬 잘 설명한 자료이기 때문에 앞서 밝힌다. 그외에도 다음과 같은 자료들을 참고하였다.

Human vs AI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

세계적으로 뜨거운 이슈였던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 많은 사람들이 “AI”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장면 아닐까?

사진 속 이세돌 선수와 알파고는 바둑판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다. 결과는 이세돌 선수의 패배였다. 이러한 인공지능의 발전을 두고 언론에서는 다음과 같은 위협적인 제목의 기사를 쏟아내곤 한다.

언론보도

블록버스터 영화에서는 아예 인공지능이 전쟁까지 일으킨다.

블록버스터 영화 포스터

이러한 형상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인간과 인공지능 간 대립구도를 각인시켰다. 물론 대립에 대한 고민이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된 직무도 존재한다. 다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직업과 전공이 뜨고 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 않나 싶다. 그 부작용을 완화할 방법을 모색하는 논의는 건설적이지만, 많은 경우 대립에 초점이 지나치게 맞추어지고 있다.

Human-AI collaboration

이번엔 조금 다른 모습의 대전을 생각해보자.

Advanced Chess

인간과 인공지능이 한 팀이 되어 체스 게임을 하고 있다. 실제로 2005년에 주최된 한 프리스타일 체스 대회에서는 인간과 컴퓨터가 자유롭게 팀을 이루어 체스를 둘 수 있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프리스타일 체스 대회 결과

흥미롭게도 이 대회의 최종 우승자는 뛰어난 체스 선수와 슈퍼컴퓨터 팀이 아니라, 세 대의 일반 노트북을 사용한 두 아마추어 선수 팀이었다. 평균적 인간과 평균적 컴퓨터가 우수한 인간과 우수한 컴퓨터를 이겨낸 것이다.

두 아마추어 선수는 특정 움직임에 대해 깊이 분석하기 위해 컴퓨터를 능률적으로 이용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효율적인 프로세스의 힘이 계산 능력과 체스 지식을 보완해준 것이다. 즉 AI 자체의 퍼포먼스와 인간의 퍼포먼스 자체도 중요하지만, 둘 사이의 인터랙션을 어떻게 설계하느냐 역시 못지않게 중요함을 말해주고 있다.

이처럼 대립보다는 협업에 방점을 찍는 것이 앞으로 AI가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방향 아닐까? 이런 맥락에서 Human-AI collaboration이 HCI 학계에서 연구 키워드로 대두했다.

“Artificial” Artificial Intelligence

사실 AI 기술 자체도 사람의 힘을 굉장히 많이 빌리고 있다. 컴퓨터 비전 관련 AI가 다른 세부 분야에 비해 가장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풍부한 트레이닝 데이터셋 덕분이다. 대표적인 예로 ImageNet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셋이 결코 그냥 얻어지지는 것은 아니다. 기계가 아닌 사람의 힘으로 데이터를 모으는 과정이 동반되어야 한다. 하지만 기술의 장점을 강조하다보니 이러한 사람의 역할은 감춰지곤 한다.

Mechanical Turk

18세기 Mechanical Turk라는 체스를 두는 기계가 있었다. 대부분의 게임을 이기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이는 사실 기계 내부에 뛰어난 체스 선수가 숨어 있는 사기극이었다.

Amazon Mechanical Turk

Amazon은 2005년부터 Mechanical Turk라는 같은 이름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크라우드소싱 플랫폼으로, 태스크를 올리면 많은 사람들이 조금씩 수행해서 특정한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곳이다. 예컨대 이미지에 해당하는 단어를 태깅하는 태스크를 올려 이미지 데이터셋을 확보하는 식이다.

Mechanical Turk라는 서비스명은 이러한 사람의 역할을 강조한다. 즉 AI 기술의 이면에는 데이터 생성이나 품질 검사 등 사람들의 노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혹자는 “Artificial” Artificial Intelligence라고 칭하기도 한다. 또한 앞서 언급한 Ghost Work라는 도서에는 “These people doing ‘ghost work’ make the internet seem smart” 라는 문구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런 맥락에서 HCI 연구가 AI 연구의 반대급부라고도 볼 수 있다. HCI가 AI를 배척하거나 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오히려 교집합이 굉장히 크다. 내가 일했던 카이스트 인터랙션 연구실에도 AI쪽 전공으로 석사를 딴 후 관련 HCI 연구를 하는 박사생 분이 계셨고, 딥러닝을 methodology로 이용하는 프로젝트도 많았다. “반대급부”라 함은, 모델의 퍼포먼스 뿐만 아니라 사람과의 상호작용도 동등한 비중을 두고 고려한다는 의미이다.

사례 소개

그렇다면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어떻게 고려할 수 있을까? 구체적인 사례로 두 페이퍼를 살펴보자.

우선 첫 번째 페이퍼는 스탠포드 HCI랩에서 지난 해 HCOMP에 퍼블리시한 AI-Based Request Augmentation to Increase Crowdsourcing Participation이다. 기존 연구에서는 머신러닝 데이터셋을 마련할 때 퍼포먼스 자체에만 초점을 두고 “어떤 데이터가 필요한가”에만 집중하곤 한다. 하지만 이 연구는 인간과의 인터랙션에도 동등한 비중을 두고 “어떻게 데이터를 얻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한 페이퍼이다. => 소개글 읽으러 가기

두 번째는 카이스트 김주호 교수님 연구실의 SolutionChat: Real-time Moderator Support for Chat-based Structured Discussion이다. 이 연구는 온라인 채팅에서 디스커션을 이끄는 진행자와 NLP를 통한 메시지 추천 시스템의 인터랙션을 다룬다. 사실 이 연구는 내가 참여했던 프로젝트라 할 말이 참 많은데, 더 자세한 것은 포스팅에 쓰기로! => 소개글 읽으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