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비자나 미국에서 자리잡을 준비를 하며 선배들이 남긴 글에 대해 무한한 감사를 느끼고 있다. 그래서 시간이 좀 지나긴 했지만 나도 내 유학준비과정을 글로 남겨보고자 한다. 유학준비를 하며 인터넷 상의 많은 글과 많은 선배들의 조언을 참고했지만, 그중에서도 김주호 교수님 블로그의 유학 가이드를 가장 많이 참고했었다. 따라서 상당 부분 겹칠 수 있고, 분야에 따라 김주호 교수님의 글을 참고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는 점을 미리 밝히고 시작한다.

어드미션 결과

내가 합격한 학교는 다음과 같다. 합격한 학교에서는 모두 풀펀딩을 제의받았다.

  • MIT Sloan School of Management - IT Program
  • Stanford - Management Science & Engineering
  • University of Washington - Computer Science & Engineering
  • University of Washington - Human Centered Design & Engineering
  • Georgia Tech - Human Centered Computing
  • Northwestern University - Computer Science

한편 UCB, Cornell, UMich의 Information School에서는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내가 지원한 8곳의 연구 성격을 스펙트럼 상에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물론 내가 지원한 교수님들 기준으로 내 주관이 반영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 참고해주시길 바란다. 또한 여기서 “사회과학적”, “공학적”이라는 표현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이다. Sloan이나 MS&E의 교수님들은 사회과학자로서는 상당히 융합적인 연구를 하시는 분들이었다. 반대로 내가 지원하려던 UW CSE의 연구실은 공대에서 가장 soft한 연구를 하는 곳이었다.

스펙트럼
내가 느낀 연구 성향/성격 스펙트럼

위와 같이 Sloan과 MS&E가 상대적으로 사회과학적인 연구를 하는 곳이라면, CS나 HCC와 같은 전공은 테크니컬한 연구를 하는 편이다. 그 사이에 있는 모든 information school이 리젝한 것을 보면, 무슨 이유에선지 양 극단에 있는 학과에서 나를 좀더 선호한 모양이다. 아마 CS에서는 내 사회과학적 백그라운드가, 경영대에서는 내 공학적 백그라운드가 매력을 발휘한 반면, Information school은 워낙 나처럼 융합적인 백그라운드를 가진 지원자가 많으니 매력이 덜했던 것 아닐까 싶다. 물론 내 짐작일 뿐이다.

이처럼 HCI와 같은 융합 연구를 하는 연구자 입장에서는 지원할 때 각 교수님의 연구 성격이 굉장히 중요한 고려 요소 중 하나이다. 같은 주제도 어떤 연구 성향/성격을 가졌느냐에 따라 다르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로 이런 연구 성향/성격은 해당 교수님께서 어떤 학과에서 학위를 땄는지와 최근에 낸 논문을 보면 알 수 있다.

최종적으로 나는 MIT Sloan을 선택했는데 가장 큰 이유 세 가지를 꼽자면 (1) 교수님께서 제안해주신 연구 프로젝트 아이디어들이 나와 굉장히 잘 맞다고 생각했고, (2) 펀딩 조건이 압도적으로 좋았으며, (3) 다른 학교에 비해 박사과정 중도 탈락이 적은 편이라고 들었기 때문이다.

타임라인

타임라인
나의 유학 준비 타임라인

나는 연구경험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준비한 것 같다. 2학년 때 경영과학 시간에 제출한 과제를 시작으로 꾸준히 연구 경험을 쌓았다. 매 방학마다 연구경험 쌓기에 몰두했다. 3학년 여름에는 학생자율연구와 서울대 연구실 인턴을 했고, 3학년 겨울과 4학년 여름에는 카이스트에서 연구실 인턴을 했다. 학기중에도 학점관리를 제하면 연구에 매진한 것 같다.

이 때문에 영어 공인점수는 생각보다 급하게 준비했다. 본래 3학년 겨울에 준비할 생각이었는데, 연구실 인턴을 우선순위로 삼다보니 시간 내서 공부하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4학년 여름이 되어서야 주말마다 서울로 올라와 GRE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고, 10월초에 뒤늦게 GRE 점수 준비를 완료했다. 그런데 토플을 얕본 탓인지 뒤이어 응시한 토플 점수가 생각보다 낮게 나왔다. 아쉬웠지만 여유롭게 준비하지 못한 내 탓이니 그냥 급하게 제출해버렸다. UMich와 UCB에서는 인터뷰 오퍼조차 받지 못했는데, 아마 토플 점수로 인해 서류에서 탈락한 것일지도.

SOP 등의 서류 준비 일정은 추천서를 기준으로 계획했다. 추천서를 부탁드릴 교수님들께 10월에 면담을 하기로 연락드렸고, 면담 때 SOP를 보여드리기 위해 그 전에는 무조건 first draft를 완성하자 식이었다.

학교와 교수님 서치의 경우 연구경험을 쌓으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던 것 같다. 여러 선행연구를 읽으며 웬만한 연구자들 이름은 눈에 익게 되었고, 나의 관심사와 직결된 연구자들은 스프레드시트에 간간이 기록해두었다. 4학년 여름에 스프레드시트를 좀더 체계적으로 정리하며 지원할 교수님 리스트를 학교별로 구체화했다.

그외 미리 해야 할 것은 추천서를 받을 교수님을 확보하는 것인데, 이는 서류 준비에 대한 별도의 포스팅에서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다.

아무튼 내 타임라인은 너무 급박해서 좋은 본보기는 되지 못하는 것 같다. 나는 3학년 때 학부 마치고 박사유학에 지원하기로 결정을 했는데, 이러한 결정을 좀더 일찍 했다면 저학년 때 영어 점수를 여유 있게 따놓았을 것 같다. 그래도 한 가지 잘한 게 있다면 연구 경험에 가장 큰 비중을 둔 점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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